우리 세 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 
나의 하늘이다 

프레스에 찍힌 손을 부여안고 
병원으로 갔을 때 
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 
나의 하늘이다 


두달째 임금이 막히고 
노조를 결성하다 경찰서에 끌려가 
세상에 죄 한번 짓지 않은 우리를 
감옥소에 집어넌다는 경찰관님은 
항시 두려운 하늘이다 

죄인을 만들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판검사님은 
무서운 하늘이다 
관청에 앉아서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 
관리들은 
겁나는 하늘이다 

높은 사람, 힘있는 사람, 돈많은 사람은 
모두 하늘처럼 뵌다 
아니, 우리의 생을 관장하는 
검은 하늘이시다

나는 어디에서 
누구에게 하늘이 되나 
代代로 바닥으로만 살아온 힘없는 내가 
그 사람에게만은 
이제 막 예쁜 우리 아가에게만은 
흔들리는 작은 하늘이것지 

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 
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 
서로를 받쳐주는 
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이 되는 
그런 세상이고 싶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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